경복궁 옆 국립현대미술관(서울관)을 지날 때마다(사실은 술마시러 가는 길일 때가 많지만...^^) 남모를 뿌듯함이 느껴지곤 합니다.
이곳은 우리가 개발한 ‘제거식 앵커(하이브리드 앵커)’를 최초로 현장 적용했던 뜻깊은 공사 현장입니다.
지하 구조물을 세우기 전 흙막이를 지탱해 주는 앵커는 시공이 끝나면 반드시 제거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땅 밑에 강연선이나 철근 같은 보강재가 그대로 남아있으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장의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확실한 지탱 능력과 깔끔한 회수 메커니즘을 모두 갖춘 제거식 앵커를 구조계산과 메커니즘 설계를 거쳐 개발했습니다.
멋진 미술관 지하 깊은 곳에 엔지니어로서의 열정과 기술이 단단히 한몫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오늘도 근처에서 기울이는 술한잔이 유난히 달콤하게 느껴집니다.
미술관 공사라서 그런지 잼있는 풍경도 있었습니다.
시공 중 보호수가 있었는데, 인부들 사이에서는 건드려서는 안 되는 신성한 나무로 여겨졌던 기억도 있네요.^^
시공 과정은 다음과 같았습다.
저희 회사가 담당한 공사는 여기까지입니다. 본격적으로 땅을 파고 건물을 올리기 전,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지반 보강 공사를 무사히 완료했습니다.
"시공회사가 웬 블로그냐" 하고 낯설게 느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발을 밟고 서 있는 이 땅과 도로, 건물 밑바닥의 시공은 사실 우리 생활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토목이나 건설 업계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각이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 너머에서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위험을 막고, 세상에 없던 더 안전하고 진보된 기술을 끊임없이 고민하며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비록 눈에 잘 띄지 않는 지중 깊은 곳의 일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기술을 개발하고 진심으로 시공하는 토목인들이 있다는 사실을 한 번쯤 알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